한국조세연구원은 지난 8월 초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를 냈다.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제는 주택 거래를 막을 뿐 아니라 공급까지 줄여 오히려 가격을 높일 수 있다는 것. 세금만 아니라면 처분할 부동산도 양도세를 내지 않으려 계속 보유해 결국 거래가 동결되는 부작용을 낳는다는 얘기다. 정부는 아직까지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세금 완화가 불러올 여론 후폭풍을 우려해서다.

부동산시장에서 세금은 수급 못지않게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정부가 수시로 세금 체계를 손대면서 투자자들 혼란도 적지 않았다. 그렇다면 지금 시점에서 부동산 세금을 아끼려면 어떤 전략이 필요할까. 주택, 상가, 토지를 비롯해 상속·증여할 때 필요한 부동산 절세 요령을 총정리해 봤다. (편집자 주)

#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거주하고 있는 박대길 씨(55)는 올해 주택 한 채를 더 구입하려 한다. 이 주택은 가격이 10억원 정도로 전업주부인 그의 배우자와 함께 공동으로 등기할 예정이다. 그리고 상황을 봐서 보유하고 있는 주택을 양도하고자 한다. 양도 예정인 주택은 10년을 보유했으며 여기에서는 거주하지 않았다. 매도가격은 8억원 정도로 예상한다. 그가 부담해야 하는 취득세는 얼마이며, 양도 시 어떤 점에 주의해야 하는가?

박 씨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최근 변화된 세법 내용부터 정리할 필요가 있다.

첫째, 주택을 취득할 때 부과되는 취득세 분야가 상당히 많이 개편됐다. 구체적으로 보면 등록세가 취득세에 통합됐다. 하지만 세율은 종전과 변동이 없으므로 세 부담은 줄어들지 않는다. 취득세 50% 감면시한을 올해 말로 연장했으나 9억원 초과 고가주택과 다주택자에 대해서는 감면을 배제했다. 다만 여기서 말하는 다주택자에 일시적 2주택자는 제외한다. 예를 들어 집 한 채를 보유한 상태에서 새로운 집을 사서 이사한 후 기존 주택을 2년 내 처분한 사람들은 실수요자 관점에서 다주택자에서 제외한다.

이와 같이 법을 적용해 오던 중 올 3월 22일부터 연말까지 주택 거래를 활성화한다는 취지로 취득세를 50% 추가로 감면하고 있다. 따라서 개정세법과 3·22 부동산대책을 종합하면 주택 취득세 감면율은 최대 75%~최소 50%가 적용된다.

취득세 최대 75% 감면

또한 취득세 감면은 개인별로 적용한다는 점을 기억해둘 필요가 있다. 명의를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세금이 왔다 갔다 한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남편은 1주택을 보유하고 있으나 부인은 주택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추가로 1주택을 취득한다고 하자. 이때 남편 명의로 취득하는 경우 일시적 2주택에 해당하면 75% 감면이 가능하다. 물론 취득한 주택이 9억원이 넘는 고가주택에 해당하면 2년 내에 처분하더라도 50%만 감면이 적용된다. 부인 명의로 하면 무주택자가 취득한 것에 해당하므로 주택 가격이 9억원을 초과하지 않는 한 75% 감면을 적용받는다. 국세인 양도소득세가 가구별로 과세 판단하는 것과 차이가 난다.

둘째, 2011년 6월 3일 이후부터 서울과 과천, 일산·분당·평촌·산본·중동 등 1990년대 초반 건설된 1기 신도시에 적용되던 비과세요건 중 거주요건이 폐지됐다. 따라서 이제 전국적으로 1주택을 3년 이상 보유만 하면 양도소득세가 비과세될 수 있게 됐다.

서울 등에 1주택을 보유하고 기타 지역에서 1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에는 양도차익이 적게 나는 것을 먼저 처분하는 것이 유리하다. 양도차익이 크게 난 주택을 나중에 양도하면 비과세 등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서울에 양도차익이 1억원이 난 주택이 있고 대전에 2억원이 난 주택이 있다면 서울에 있는 주택을 먼저 처분한 후 대전에 있는 주택을 양도하는 식이다. 이 경우 서울 주택에 대해서는 과세가 되며, 대전 집은 비과세를 받을 수 있다.

양도세 중과세 내년부터 폐지될 듯

셋째, 그동안 부동산시장을 알게 모르게 짓눌러 왔던 양도소득세 중과세제도가 2012년부터 폐지될 것으로 보인다. 중과세제도가 폐지된다는 것은 다주택자가 되거나 부재지주가 되더라도 일반과세를 적용받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반과세가 되면 중과세제도에서 적용이 배제된 장기보유특별공제가 부활되고 중과세세율 대신 기본세율이 적용된다.

현재 2012년 말까지 중과세세율 대신 기본세율이 적용되고 있어 세 부담이 완화되긴 했으나, 중과세제도가 아직도 존속하고 있어 수요자들에게 심리적인 압박을 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중과세제도가 폐지되면 어느 정도 부동산 거래가 활성화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이 외에도 올해 말까지 준공 후 미분양주택을 취득해 5년간 임대한 후 이 주택을 양도하면 양도소득세를 50% 감면하는 조치도 시행 중이다.

이제 앞의 박 씨 세금 고민을 해결해보자.

먼저 취득세를 살펴보자.

박 씨의 경우 주택을 보유하고 있고 새로운 주택은 그의 배우자와 공동등기를 하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는 박 씨와 배우자는 모두 50% 감면을 받을 수 있다. 주택 가격이 9억원을 넘는 주택의 취득세는 당초 감면이 배제됐으나 3·22 대책에 따라 50% 감면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박 씨와 그의 배우자는 취득가액 10억원의 2.7%인 2700만원의 취득세를 내야 한다. 만일 이 주택 규모가 전용면적 85㎡ 이하라면 2.2%가 된다. 75% 감면의 경우에는 1.1%(85㎡ 이하) 또는 1.75%(85㎡ 초과)가 적용된다. 평수에 따라 세율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는 국민주택 규모인 85㎡ 이하 주택에 대해서는 농어촌특별세를 비과세하기 때문이다.

일시적 2주택 비과세 특례 활용해볼 만

다음으로 박 씨가 처분한 주택에 대한 양도소득세 문제를 해결해보자.

박 씨가 처분하고자 하는 주택은 매매예상가액이 8억원이고 이곳에서 거주는 하지 않았다. 이 상황에서 비과세를 받을 수 있는가? 그렇다.

다만 양도 시점에서 비과세요건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박 씨의 경우 새로운 주택을 취득했기 때문에 일시적 2주택 비과세 특례를 받으면 된다. 즉 새로운 주택을 포함해 모두 2주택이 되는 상황에서 취득한 날로부터 기존 주택을 2년 내에 처분하면 된다는 의미다. 서울지역 등에 적용되던 거주요건이 폐지됐으므로 거주했는지 여부는 무시해도 된다.

만일 고가주택과 저가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에는 저가주택을 먼저 양도하고 고가주택을 나중에 양도하는 것이 이래저래 이익이 된다. 3주택이 된 상태에서도 비과세 받을 수 있는 길이 있으므로 매매계약 이전에 이를 따져봐야 한다. 특히 고가 단독주택을 보유하고 있거나 상속으로 받은 주택이나 농어촌주택, 그리고 재건축이나 재개발사업과 관련해 주택이나 입주권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에는 더더욱 그렇다.

단독주택의 경우 주택 부수토지가 건물정착면적의 5배(도시지역 밖은 10배)를 초과하면 초과한 토지는 나대지로 분류되며 다가구주택인지 다세대주택인지 그리고 상가 겸용 주택인지에 따라 적용되는 세법 내용이 달라진다. 재건축 등에 의해 파생된 입주권의 경우 분양권과는 달리 주택으로 취급하는 것이 세법의 태도다. 따라서 1입주권과 1주택을 보유한 상태에서 주택을 양도하면 비과세가 아닌 과세가 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상식적으로 보면 이해가 되지 않을 수 있지만 세법규정이 그러하므로 이를 미리 점검할 필요가 있다.

[신방수 세무법인 정상 대표세무사]